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

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

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 800 600 관리자

얼마 전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짓는 일로 여러 갈등이 있었습니다. 특수학교가 지어질 지역주민과 그 지역의 국회의원이 학교가 지어지는 것을 반대하였습니다. 이 문제로 장애인 부모님들이 무릎까지 꿇는 일이 생겼고 우리 사회가 장애학생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아픔과 어려움에 공감하고 특수학교가 세워질 수 있는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얼핏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특수학교가 세워질 때마다, 장애인복지관이 지어질 때마다, 장애인 관련 시설이 지어질 때마다 장애인 부모님이 나서서 무릎 꿇고 지역과의 갈등을 푸는 노력을 해야 하는 현재의 우리 사회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장애인 관련 서비스가 지역에 해가 된다는 인식은 어떻게 해야 바뀔 수 있을까요? 

영국이나 유럽에서 유학을 다녀오거나 살다가 온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장애인들을 자기가 살던 주변 곳곳에서 만났다고 합니다. 거리에서도 학교에서도 발달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을 흔히 만날 수 있는 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영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이 되어야 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는 것인가요? 경제적으로는 이미 한국은 OECD국가에 속해있습니다. 오히려 외국에서는 한국을 경제 선진국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풍족해진다고 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바라보는 비뚤어진 인식도 문제지만, 우리 사회가 장애를 다루는 방식에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내 옆집 신혼부부의 아이가 장애아이라면 그 주변의 이웃 누구라도 도와주고 함께하는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장애인이 내가 아는 이웃이고,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다르지 않게 대우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웃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세워진다면 그 어느 누가 찬성을 할까요? 그것을 님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의 문제와 이웃의 문제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 결국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큰 시설 서비스는 기존의 시설과 기관이 담당하고, 새로운 서비스는 작게 바로 그 지역에 사는 당사자들을 위한 서비스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또한 장애인 서비스는 가족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장애 가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지역에 있어서 걱정 없이 부담 없이 지역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장애가 자연스러운 사회의 첫걸음일 것입니다. 그런 사회가 저는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엔젤스헤이븐의 역할이 거기에 있습니다.

엔젤스헤이븐 상임이사 조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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