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IT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IT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800 395 관리자
 
“예전에 식당 환경개선 후원했던 코스콤입니다. 이번에는 IT를 접목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후원하고 싶은데요” 
지난 2015년.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제 막 시작단계이던 캘리그라피 프로그램에 디자인 교육을 더해보기로 제안했습니다. ‘틈사이로’가 복지관의 한 프로그램에서 어엿한 창작예술팀으로 정착하기까지 끊임없는 응원과 지지를 보내준 코스콤의 남영창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자본시장 IT 솔루션리더 KOSCOM 
인터뷰 전, 사전 조사 차원에서 코스콤의 홈페이지를 열심히 기웃거렸지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쉬운 말’로 코스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우리 코스콤은 자본시장의 IT 인프라를 책임지는 기업이에요. 말이 어렵지요? ‘자본시장’은 주식과 채권이 거래되는 시장을 말해요. 우리 회사는 그 전산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어요. 은행에서 돈을 입금이나 출금하면 자동으로 전산처리 되잖아요. 또 어떤 증권회사에 가도 특정 기업의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지요. 그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이 우리 회사의 업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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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 주식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증권정보도 코스콤에서 독점으로 제공하고, 주식거래할 때 꼭 필요한 공인인증서도 코스콤에서 발급합니다. “우리 회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 주식 거래 전체가 멈추죠.”라는 무시무시한 말도 덧붙었습니다. 꽤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다정한 말투로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니 점차 이해가 되었습니다. 앞에 앉아 듣는 사람이 이해해야 잘 전달된다고 생각하신 듯 했습니다.
IT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코스콤의 사회공헌 슬로건은 “IT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입니다. IT를 의미하는 마우스가 하트모양으로 슬로건의 글씨를 둘러싼 모양의 상징마크도 있습니다.
“정보에 의외로 노출이 안 되는 소외된 계층이 많더라고요. 컴퓨터도 쓰고 핸드폰도 쓰는데 그런 부분들에 ‘소외된 사람이 세상과 소통하는데 IT 기술로 도움을 주자’ 해서 만든 슬로건이에요.” 
사회공헌 활동 소개를 부탁하자 “제가 또 준비한 게 있죠”하며 자료들이 등장합니다. ‘IT’s 희망, IT’s 이웃사랑, IT’s 글로벌, 코스콤 꿈나무 장학사업’이라는 이름의 사업을 소개받았습니다. IT 두 글자가 가진 ‘정보통신기술’라는 뜻과 ‘그것’이라는 지시대명사를 연결한 이름이 돋보였습니다.
“’희망’은 IT 회사의 특성을 살린 활동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장애인 IT 보조기기 지원 사업이 있지요. 매년 한 1억씩, 벌써 10년 넘게 지속하고 있어요. 특수 마우스, 키보드 같은 맞춤형 IT 기기를 만들어드려요 그 외에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사용하는 전산시스템도 만들었어요.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IT 교육 지원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 ‘이웃사랑’은 회사가 있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해요. 본사가 있는 영등포, 연구소가 있는 안양, 지사가 있는 부산 지역을 집중해서 지원합니다. 해당지역의 구청, 자원봉사센터나 사회복지협의회 같이 관련된 분들하고 해마다 회의를 해요. 실질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묻고 지원하죠. 그래서 김장, 연탄배달, 환경개선 같이 해마다 다른 테마가 정해져요. 후원하고 있는 곳 중에 봉사가 가능한 기관에 가서 한 달에 한 번 임직원 자원봉사도 합니다.” 
그 외에도 해비타트의 집 고치기, 해외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매월 월급의 만 원 또는 천원 이하 금액을 기부하는 ‘끝전기부’나 ‘꿈나무장학기금’ 같이 임직원이 참여하는 후원사업도 따로 있습니다.
“저도 만 원 이하 급여 끝전기부 하거든요. 운 좋으면 천원 떼고. 제일 많이 떼면 9,999원 까지도 했었어요. 꿈나무 계좌도 두 계좌 가지고 있거든요. 한편으로 저는 후원했다고 해서 도움을 받은 사람이 꼭 사회적으로 더 기여를 해야 하고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후원은 마음이잖아요.”
캘리그라피에 IT를 더하기 
“새로운 사회공헌을 기획하면서도 IT적인 사업을 하고 싶었죠. 당시 직원이 발달장애인 캘리그라피 수업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캘리그라피는 그냥 손글씨잖아요. 태블릿이나 다른 PC로 손글씨를 다듬고 디자인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뭔가 IT 냄새도 나고, 작품도 좀 더 퀄리티 있겠다 했었죠. 단순히 수업에서 그치지 않고 뭔가 사회에 나가서 활동할 수 있게끔 하면 좋잖아요. 그 분들이 자립을 하거나 혹시 돈을 벌 수 있는 또는 취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한 게 시초죠.”
코스콤이 지원하기 전 캘리그라피 수업은 ‘나래대학’이라는 사업의 한 과목이었습니다. 3년 연속 지원을 받으면서 수업 내용이 다양해지고 지금은 별도로 독립해 더 큰 비중의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창작자들이 모여 하루는 캘리그라피를 하고, 하루는 디자인 교육을 받고, 하루는 작품활동에 매진하며 창작활동에 몰입합니다.
“2015년에는 단순히 교육만 했었죠. 연말에 제가 우리 회사 달력에 이 분들 손글씨를 넣어보자고 제안했어요. 당시에 저작권료로 1인당 10만원씩 드렸거든요. 12달 다 하면 120만원이잖아요. 그 때 발달장애인분들께 돌아가는 수입이 생기는 걸 발견하고 그 방향으로 지원이 계속됐죠.” 
 
“그때부터 이제 저작권도 좀 만들고 다른 작업도 의뢰 받고 해서 매출도 생겼죠. 작년에는 링크마켓까지 열었잖아요. 창작자도 계속 양성하고. 처음에는 ‘조그맣게 캘리그라피에 IT를 접목해보자 그러면 좀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서 뭔가 하지 않을까’로 시작했는데 실제로 점점 커져서 저작권도 생기고, 수입도 생기고, 또 취업도 하고 뭔가 체계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발달장애인 예술 작가 양성을 꿈꾸다 
작년에 명동성당에서 열렸던 전시 겸 디자인 상품 판매 행사 ‘링크마켓’ 역시 코스콤의 후원으로 이뤄졌습니다. 그 전시에서 연계되었던 단체에 창작자들이 취업하기도 하고 관람하셨던 제주도 시민의 정기 후원도 연결되었습니다.
“저도 작년에 링크마켓 가서 작품 실물을 처음 봤어요. 생각보다 디자인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서 놀랐어요. 발달장애인의 작품이 맞나 생각들 정도로 잘했더라고요. 1년에 한 번하는 것보다 조금 더 자주해도 될 것 같아요. 서울시의 어떤 축제나 행사 같은데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어떨까요. 축제 쪽에서도 콘텐츠가 중요하니 우리가 그 일부로 들어간다던지. 아니면 연말에 저희 회사 1층 장소제공 할 테니까 소개해도 좋고요.” 
 
“ ‘단 한 작품이라도 많은 사람들한테 소개되면 좋겠다.’, ‘더 많은 곳에서 보이면 좋겠다.’ 생각해요. 복지관 직원들이 힘드시겠지만. 하하.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우리보단 이분들, 발달장애인 분들한테 더 도움이 되잖아요.” 
 
아트상품의 품질에 좀 더 신경 쓰면 더 많은 도움이 되겠다며 의견을 더하시는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이게 점점 실제적인 도움이 돼서 삶이 변화되어가는 모습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면서 밝은 웃음을 보이셨습니다.
“우리 팀에서도 대표선수가 한 두 분이라도 나와서 자랑스럽게 이름을 내세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결국은 작가, 창작가를 만드는 거잖아요. 그 작가의 이름을 브랜딩을 시켜줘야 되는 거죠. 지금 하는 분 중에 잘 하는 창작자가 계시면 그 분을 자꾸 노출 시키고 자꾸 밀어야 해요. 그래야 그 분한테 일감이 떨어지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죠.” 
 
“이런 분야에서 발달장애인 중에서는 탑이 될 수 있도록 그 성장을 지원해줬음 좋겠어요. ‘발달장애인 작가’하면 누구누구 있다고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남들 머릿속에도 그 이름이 떠올라지게 만드는 거죠. 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서 딱 보여줄 수 있고. 작품집도 짜고. 그 과정을 또 고민하셔서 후원이 필요하면 저희 같은 회사한테 함께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회사에서 여건이 맞으면 기꺼이 참여하는 게 저희의 역할인거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우리 복지관의 프로젝트를 만나기 전, 발달장애인은 물론 장애당사자를 만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사회공헌 업무를 하며 많이 알아가고 있다며 말을 이었습니다. 
 
“처음에 발달장애라니까 신체가 발달이 늦는 건가 싶어서 찾아보라고 했었어요. 보고서도 써야 하는데 전혀 모르니까. 발달장애인들 보면 자기만의 세계가 있잖아요. 되게 순수하고. 그들의 시각으로 보면 그 나름 소통을 하고 세상이 아름다워지는데, 비장애인의 시각으로만 보면 안 되는 거죠. 자꾸 기성세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보면 불쌍하고 애틋하고 불편한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근데 요즘은 저도 그분들 입장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좀 더 쉽게 그 분들한테 다가가게 되고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과 연결된 이후에 회사에서 영등포구에 발달장애인 교육 프로그램도 후원하게 됐어요. 문래동 청소년수련관이 있거든요. 거기도 발달장애인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3년째 가서 1:1 활동을 하고 와요. 화분도 만들고 이번 4월에는 같이 티 테이블 만들었어요. 나무공예로. 활동 끝나면 피자도 같이 먹고. 장애청소년들과 정서를 같이 교류해요. 이 아이들한테 뭘 가르쳐준다기보다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하이파이브 하고, 잘 한다고 칭찬하고. 이런 과정들이 발달장애인의 사회성 향상에 도움이 되겠죠.” 
‘사회성 향상’이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자신의 생각이 많이 바뀐 거 같다며 스스로 깜짝 놀라셨습니다. 사회공헌을 처음 맡았던 때는 다른 사람들처럼 업무로 생각하고 성과를 기대했었는데 하다 보니 그게 아니라며 자기고백 같은 말을 이어갔습니다.
“지금도 많은 직원들이 사회공헌 사업을 일반 업무처럼 보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 왔을 땐 그랬죠. 비즈니스로 생각하니까 성과를 기대하게 되는 거죠. 이거 하면 당장 뭐가 바뀌나 궁금하고. 요즘에는 ‘그러면 이거 안하셔도 된다.’고 해버려요. 그냥 마음에서 도와주고 지원하는 거지 뭔가를 바라면 안 된다. 그 사람들이 잘 되길 바라면 몰라도. 그런 마음이 들어요. 회사 사람들이 한 번씩은 다 사회공헌을 담당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생각들이 많이 바뀔 텐데 말이에요. 그죠?” 
 
 
“틈사이로가 ‘캘리그라피 IT쪽, 디자인 쪽 발달장애인 중에서는 내가 최고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진짜 작가가 되면 저도 ‘작품’을 꼭 구입하겠습니다.” 
코스콤을 만난 지 3년이 지난 지금, 우연치 않게 시작한 캘리그라피와 IT의 만남은 ‘틈사이로’라는 이름의 창작예술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창작자 개개인의 포트폴리오도 만들어지고 캘리그라피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활동을 바탕으로 디자인 상품도 만들어 판매합니다. 일부는 연계된 단체의 일원으로 취직도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중에 강조한 ‘실제적인 도움’은 이런 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복지관 역시 틈사이로의 예술 작업이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일’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 나가겠습니다. 그 길에 코스콤의 따뜻한 마음이 쭉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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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