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서울특별시립 아동푸른센터
엔젤스헤이븐과 만남을 통해 서부아동복지센터에서 아동푸른센터로 이름을 변경하며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입니다. 학교 부적응, 학습 부진, 비행, 따돌림 등의 사유로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학교 복귀를 지원해 왔던 기존의 기능에 학대 피해 등으로 긴급 보호, 상담이 필요한 아동을 보호하기까지 더했습니다. 2024년부터 서울시 전체 25개 자치구로 확대되면서 더 많은 아이들과 가족이 센터를 찾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 위해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아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진이가 아동푸른센터로 오기까지
수진이(가명)와 동생은 어린 시절부터 중증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아버지가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하고, 구치소에 구금되기까지 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폭력적인 삶에 지친 어머니는 이혼을 결심하고 아이들을 데려가려 했지만, 법적으로 친권과 양육권이 아버지에게 주어지면서 두 아이를 두고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위협적인 아버지, 무기력한 할머니와, 언제 청소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쓰레기 가득한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지도 못했습니다. 어머니가 가끔 보내주는 용돈이 유일한 생계비였지만, 그 마저도 할머니 심부름을 하고 나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생활이 되지 않고, 챙겨주는 부모가 없으니 학교에서 점점 외톨이가 되어갔습니다. 수진이에게 유일한 놀이터는 손에 쥔 작은 스마트폰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으로 의지했던 어머니가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내가 엄마에게 짐이 되는 건 아닐까?” 이젠 의지할 곳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 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진이는, 여전히 자신을 사랑해주는 어머니로 인해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수진이와 동생을 직접 키우기 위해 아버지와 할머니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친권과 양육권 변경 재판을 시작했습니다. 아동학대로 신고가 들어갔기 때문에 판결이 나기 전까지 아동푸른센터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세상에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가정을 벗어나 센터에서의 생활은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따뜻한 보호 아래 새로운 삶을 배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안전한 집이 아니라, 매일을 위협 속에서 움츠리며 살아온 수진이는 심리검사와 치료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깊이 들여다보고, 마주하며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학교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해 대안학교에서 다시 공부를 시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모자를 푹 눌러쓰지 않으면 바깥에 나가지 못하고,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도 어려워했던 수진이는 이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억눌려 있었던 탓에 생긴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약물치료도 병행하며 나아지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올해부터 엔젤스헤이븐과 협력하면서 가족 지원이 더욱 활발해져, 수진이는 어머니는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지역으로 옮겨, 어머니와 가까운 곳에서 더욱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진이가 다시 세상에 나가며,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에 쭉 함께할 것입니다.
엔젤스헤이븐과 아동푸른센터는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가장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아이들 중 한 명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소중한 존재인 아이들이 자신의 행복을 찾고,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만난 모든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심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