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의 작은 리더가 만든 ‘나눔의 힘’(2)

은평의 작은 리더가 만든 ‘나눔의 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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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의 작은 리더가 만든 ‘나눔의 힘’(2)

_시립은평청소년센터 임윤아 학생 인터뷰(27회 전국청소년자원봉사대회 여성부 장관상 수상)

 

Q. ‘드림하이’뿐만 아니라 춤 동아리 ‘웨이브’의 단장이기도 해요. 자신의 취미에서부터 또래 친구들을 돕는 봉사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 신기합니다.

임윤아 : 저는 원래 춤을 추는 걸 초등학생 때부터 너무 좋아했어요. 무대 위에서 춤 추는 걸 남들한테 보여주는 게 저는 너무 기쁘니까, 춤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처음에는 동아리를 그냥 그렇게만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센터에서 동아리가 생겼으니까 계속 후배들을 받아서 이어 나가야 되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뽑을 때 작년만큼 잘하는 친구들만 있지는 않았어요. 신청하는 친구들도 거의 춤을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었죠.

그때부터 저는 자기 만족으로만 하면 안 되고 친구들을 잘 이끌어서 공연을 잘 선보여야겠다라는 생각이 든 거죠. 춤을 잘 추고 싶어하는 친구들한테 기본기라던가, 춤 추는 방법을 많이 알려줬어요. 공연이라는 게 저희가 돈을 받고 하는 게 아니지만요. 저는 물론 제가 춤을 보여주는 게 좋아서 하는 거기도 하지만 저의 춤을 보고 또 같이 신나하고 즐거워하는 친구들이나 어른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의 춤을 보고 즐거워하시는 분들이 너무 좋아서, 동아리를 잘 이끌어봐야겠다 생각했던 거 같아요.

 

 

Q. 동아리 단장으로서 아이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공연을 보시는 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신 거 같아요.

임윤아 : 단장이 된 이후부터 느껴요. 동아리 활동을 정말 안 나오는 애들도 있습니다. 저라도 손을 놓아버리면 그냥 이 체계가 망가질 것 같은 거예요. 활동 있으면 주기적으로 계속 참여하고, 일정 같은 거 다 이렇게 조정해가지고 나올 수 있으면 무조건 나오고, 이런 식으로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임승환 : 봉사나 동아리 활동이라는 건 자발적으로 해야하는 거니까요. 학생들은 주말에 솔직히 안 오고 싶을 때가 많을 거 같습니다. 학교 다니고, 토요일에 또 나오라고 하면 힘든 거죠. 그런데 이게 자발적 활동이니까 혼낼 수는 없는 거에요. 윤아처럼 스케줄 조정해서 나온다고 하면 대단한 거죠!

 

Q. 봉사활동을 이렇게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임윤아 : 한 번도 저는 대가를 바라고 한 적이 없어요. 제가 만약에 돈이 필요했으면 저는 알바를 했겠죠. 그냥 돈이 필요해서, 맛있는 간식이 좋아서, 그래서 한 게 아니라 그냥 저는 진짜 봉사 활동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희 동아리 친구들도 다 재미있는 애들이라서, 같이 하면 뭐든 다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다 너무 편한 친구들이기도 하고, 애들이랑 같이 하면 진짜 뭐든 잘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두 개의 동아리 리더로서 많은 학생들을 이끌고 있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임윤아 : 힘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임원 회의 같은 걸 진행하면 저는 두 개 동아리의 단장을 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다양한 걸 말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동아리 사람들도 많이 도움을 줘서 힘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너무 다 좋으신 분들이라서요.

임승환 : ‘드림하이’의 경우 제가 운영을 돕고 있지만, 댄스 동아리의 경우 윤아가 직접 면접이랑 오디션 진행도 다 해야 하고, 아이들을 이끄는 것에 있어서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마다 실력이 다른데 윤아는 리더 입장에서 못 쫓아오는 아이들이 처음엔 답답하기도 했을 거 같아요. ‘드림하이’에선 소통이나 공지도 원래는 선생님들이 다 도와줬었으니까 (댄스 동아리에선) 아이들이 잘 따라오지 않는 게 힘들었던 거 같아요. 처음엔 관리가 잘 안됐는데 지금은 동아리 형태가 좀 잡힌 거 같아요. 그래도 윤아가 힘들 때에도 한 번도 하기 싫다고 하진 않은 거 같아요. 지금은 리더로서 윤아가 많이 유해지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 거 같아요.

임윤아 : 많이 적응이 됐어요. 저는 댄스 학원에서 춤을 배웠기도 했고, 무대 경험도 많은데 다른 친구들은 그러지 않으니까요. 그런 걸 이해하게 된 거죠.

 

Q. 혹시 장래희망이 춤과 관련되어 있을까요?

임윤아 : 네. 댄서, 그러니까 안무가를 지망하고 있어요. 저는 제 안무를 널리 퍼뜨리고 싶어요.

임승환 : 여기 센터 동아리 활동이 윤아 진로 설정에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안무를 짠다거나, 춤을 알려준다거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또 직업인들을 만날 기회도 많거든요. 멘토도 있고, 또 다른 동네 댄스 동아리의 춤추는 언니들도 많이 볼 수 있고요. 제가 다른 센터 축제나 공연도 많이 데려가려고 합니다. 다른 동네에도 학원 다니고 기획사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그런 친구들 보면서 또 꿈이 생기는 거죠. 그게 청소년센터가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Q. 같은 청소년으로서 다른 청소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봉사나 도움, 나눔 계획도 궁금합니다.

임윤아 : 사실 면접 보러갔을 때 대단한 친구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친구들 사이에서 제가 좀 부족하진 않나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상을 타게 되어 놀랐어요.

그냥 저는 항상 학교를 다닐 때 반 애들이 소외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집안 사정 때문에, 성격이나 외모 때문에 약간 소외가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전 그런 경우가 없었으면 좋겠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1학년 때 저희 학교에 처음 갔을 때도 그냥 소외되는 친구가 없게 다 같이 놀았어요. 혼자 다니는 것 같은 애들 있으면 그 화장실도 같이 가고, 밥도 같이 먹고, 매점도 같이 가고 그랬죠. 센터를 다닐 때도 그랬고요. 아무도 소외시키고 싶지가 않은 거예요. 다 좋은 사람들이잖아요. 얘가 막 누구 한 명을 막 억지로 왕따시킨다거나, 일진이거나, 이런 애들도 아니고 다 착한 애들이잖아요. 다 착하고 좋은 애들이고 다 똑같은 사람이니까, 그냥 다 같은 시선으로 봐주고 다 같이 놀면 너무 좋겠는 거예요. 같이 놀면 또 재밌어요.

저도 다문화 가정으로 자랐는데, 저는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까 한국어가 부족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서 학교 생활도 편하고 제가 성격도 좀 이런 편이니까 애들이랑 잘 어울려요. 그런데 다문화 가정 중에서 외형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꽤 있잖아요. 걔네들은 약간 좀 소외를 당하는 경우가 많죠. 피부색이 다르거나, 한국어가 어눌한 경우도 있잖아요. 이런 경우는 애들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무슨 말 하는지 잘 알아듣기도 힘들고, 친구들한테는 소외되고, 그럼 학교 오는 게 정말 싫지 않을까? 다른 기관에서도 적응이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냥 저는 그런 경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앞으로의 봉사계획으론 요즘엔 요양원이나 노인 복지시설에 관심이 많습니다. ‘드림하이’가 아동, 장애인 등 여러 분야에서 다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노인 관련 봉사활동은 아직 안 해봤거든요.

임승환 : 저희 엔젤스헤이븐 산하에 노인 복지 관련 시설들이 있으니 연계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제가 봐도 아이들이 잘할 거 같거든요.

 

 

Q. 마지막으로 같은 청소년으로서 청소년을 돕고 이끌어주고 계신데, 고민을 가진 친구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또 청소년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 어른들에게도 한마디 해준다면?

임윤아 : 옆에 항상 누구든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렇게 생각 해줬으면 좋겠어요. 청소년 수련관이나 센터, 그런 데에 가서 도움을 청하면 외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단 말이에요. 고민이 있고, 너무 힘들고 그럴 때, 도움을 요청하고 용기를 내서 말을 해줬으면 해요. 그게 저 같은 또래가 됐든, 선생님들이 됐든, 전문가가 됐든 다 도움을 주실 거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그런 아이들이 좀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 중에 지금 진로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아요.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하기도 했고 이렇게 센터에서 활동하다 보니까 댄서라는 꿈을 가지게 된 건데, 어렸을 때부터 그냥 시키는 대로 주구장창 공부만 하는 애들은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를 모르는 거예요. 그냥 엄마가 이거 하라 해서, 뭐 주변에서 이런 게 좋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움직이는 애들이 많으니까요. 저는 그냥 청소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줬으면 좋겠어요. 주변 어른들이 결정을 해 주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선택지를 주고, 다양한 폭을 줬으면 좋겠어요. 비용이 부담이 된다면 이런 센터 같은 데에서 지원해주는 무료 체험도 많으니까, 이런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진로를 잘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윤아 학생의 인터뷰에선 ‘함께 자라고, 함께 나누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서, 동아리에서, 봉사의 현장에서 피어난 윤아 학생의 나눔은 더 많은 청소년들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시립은평청소년센터는 윤아 학생과 같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자라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엔젤스헤이븐은 은평청소년센터와 함께 오늘도 아이들이 배우고, 도전하고, 나눌 수 있는 길을 묵묵히 닦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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