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메뉴
후원하기 후원정보조회 1:1문의 뉴스레터신청

언론에서 본 엔젤스헤이븐

게시물 내용

제목 [문화뉴스] '벙어리장갑', '몰래카메라' 일상 속 비하표현과 차별표현

작성자
관리자 
이메일
angelshaven@angels.or.kr 
작성일
2018-08-14 오후 3:28:09 
조회수
143 
첨부
없음

wzimageseditortag 

 

무심코 쓰는 말, 누군가를 차별하고 상처주는 말이 될 수 있어

 

[문화뉴스] ‘벙어리장갑’이란 말은 살면서 한 번쯤 사용해봤거나, 주변에서 쉽게 들어보았을 단어다. 우리의 말은 의도와 상관없이 일상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말이 조금만 생각해보면 장애인을 낮춰 부르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 ‘벙어리장갑’이란 말을 썼을까. 벙어리는 ‘막히다’라는 뜻의 옛말인 ‘벙을다’에서 유래했다는 설, ‘버벅거린다’라는 뜻의 옛말 ‘버워리’에서 파생됐다는 설 등 몇 가지 추측이 있다.

 

이 중 옛날 사람들은 말 못하는 장애인의 혀와 성대가 붙어있다고 믿었는데, 4개의 손가락이 붙어있는 장갑을 보고 ‘벙어리’ 장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어원은 다양하지만, 사용 의도와 달리 비하의 의미가 담긴 것은 마찬가지다.

 

대체어인 ‘손모아장갑’은 2013년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에서 캠페인을 벌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표준국어 사전에 ‘벙어리장갑’대신 ‘손모아장갑’을 올리는 것이다. 지난 평창패럴림픽에서도 벙어리장갑 대신 ‘손모아장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주목을 끌었다.

 

벙어리장갑 말고도 흔히 쓰는 말 중에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표현들이 많다. ‘절름발이식 행정’, ‘눈먼 돈’, ‘눈뜬 장님’, ‘꿀 먹은 벙어리’ 등 직접적인 비하의 의미로 사용되기보다 주로 속담이나 관용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9604개 속담 중 장애와 관련된 속담은 모두 257개다.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일상화된 결과다.

 

wzimageseditortag 

우리가 무심코 사용한 표현이 성차별적 언어에 포함되기도 한다. 지난 6월 29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 성평등주간(7.1~7.7)을 맞아 일상 속 성차별 언어를 시민과 함께 개선하는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캠페인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진행된 캠페인에서는 608건의 시민 의견이 접수됐다. 이에 국어, 여성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거쳐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적으로 공유, 확산해야 할 용어 10건을 선정했다.

 

전체 608건 중 100건으로 가장 많은 제안은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붙는 ‘여(女)’자를 빼는 것이다. 여직원, 여교수, 여비서, 여의사, 여군, 여경 등을 그냥 직원, 교수, 의사, 비서, 군인, 경찰 등으로 부르자는 것이다. 여자고등학교 여자중학교에 붙는 ‘여자’를 빼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한, 일이나 행동을 처음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처녀’ 대신 ‘첫’을 쓰기,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저출산(여성이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을 ‘저출생(아기가 적게 태어난다는 뜻)’으로 바꾸기, ‘미혼(아직 결혼하지 않음)’을 ‘비혼(결혼하지 않은 상태)’으로 바꾸기, ‘자궁’을 특정 성별이 아니라 세포를 품은 집이라는 뜻의 ‘포궁’으로 바꾸기, 성범죄가 아니라 몰래 하는 장난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말 ‘몰래카메라’를 범죄임이 명확한 ‘불법촬영’으로 바꾸기,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가리키는 ‘리벤치 포르노(revenge porno)’는 가해자 중심적 용어이자 포르노가 아니므로 ‘디지털 성범죄’로 바꾸기 등이 해당한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습관적으로 또는 대체할 말이 없어 성차별적 언어들을 쓰는 경우가 많다.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표현 중에는 누가 봐도 상처가 될 수 있겠다고 여겨지는 표현도 있고, ‘이게 차별을 조장하나?’ 싶어 한참 생각하게 만드는 표현도 있다. 조금 더 생각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상처를 주는 일을 줄여나가는 것은 어떻겠는가. 무심코 내뱉은 말에 상처받고, 차별받는 이가 없었으면 한다면 말이다. 단어 하나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마음은 가벼워질 것이다.

 

김래현 기자

▶ 관련기사 바로가기_문화뉴스(클릭)

목록